경인일보 0
 작성자: 이유리  2006-04-06 19:28
조회 : 2,126  

"전통기법응용 새기술 개발 문화재기능인 또다른 의무"

[경인일보]2006-03-28 오전 9:10:32


영롱하고 오묘했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존상들이 황금색의 바탕 위에서 더욱 화려하게 드러났다. 얼굴과 옷 모두 황금색으로 치장한 부처의 얼굴은 더욱 거룩해 보였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빛에 따라 황금을 뒤덮은 존상과 부처의 모습은 달랐다.

''황금탱화''.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에서 불교미술을 연구해 온 문화재기능화공 제1088호인 이연욱(51·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이수자) 화공이 개발한 황금탱화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지난 23~26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처음으로 열린 ''2006 한국불교박람회''에서다. 한국불교 문화·산업발전을 위해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사찰건축, 전시용 불교문화상품, 전통차, 사찰음식 등 다양한 불교관련 용품들이 선보였다. 그중 단연 돋보인 것이 바로 ''황금탱화''였다.

이 화공이 15년에 걸쳐 개발한 탱화기법이다. 기존의 탱화는 ''채색탱화'', ''홍탱화(붉은 바탕에 금선으로 그리는 것)'', ''흑탱화(검은 바탕에 금선으로 그리는 것)''가 불화의 예술세계를 전승해 왔다. 그러나 이들 기법으로 그린 탱화는 세월이 지나면 퇴색돼 채색과 존상들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가져왔다.

이를 극복해 보자고 뛰어든 것이 이 화공의 황금탱화기법 연구였다.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그림의 바탕에 먼저 옻칠을 한 뒤 순금을 붙이고 순금 바탕위에 불화를 조성하는 것인데, 하나의 그림이 실패하면 기껏 붙인 황금이 모두 날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였죠. 그 손실이 오죽했겠습니까. 하지만 이렇게 성공적으로 황금탱화기법이 인정받게 됐으니 지금 생각하면 하나도 안 아깝죠.”

황금탱화는 영락(瓔珞, 장신구의 하나)과 문양의 중앙 부분이나 중요한 부분은 올록볼록하게 고분(高粉)처리하고, 옻을 칠한 뒤 금을 붙이고 채색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화공은 이 새로운 기법을 ''탱화의 고분 살붙임 구조''란 명칭으로 지난해 특허를 받았다. 또 같은 기법을 단청에 적용한 ''황금단청의 단명구조''도 특허를 받았다.

이 화공은 앞으로 황금탱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오는 4월 3일부터 8일까지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실에서 ''황금탱화 및 불화전''을 갖는다. 전시에는 황금탱화 18점을 비롯해 황금단청과 달마도 등 모두 30점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 화공은 “문화재 기능인으로서 옛문화재를 모사해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옛 전통의 기법을 응용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문화재 기능인이 해야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 더 수준높은 불교미술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031)295-2985
/ 이유리·agnes7